변명은 짧고 간략하게

화장품회사 경영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김명혜(38)씨. 최근 그녀는 상무가 출장을 떠나기 전 지시한 제안서를 잊고 있다가 제시간에 업무를 끝내지 못했다. 갑자기 담당 여직원이 유치원생 딸아이가 맹장수술을 하는 바람에 결근했고 그래픽 담당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입원했기 때문이다.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상무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작은 목소리로 사과부터 했다.

"죄송합니다. 상무님께서 자리를 비운 동안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겨서요…." 상무는 매우 화를 냈고 그녀는 더 움츠러들었다.

상사가 화를 내면 낼수록 그녀는 그 기세에 눌려 더욱 주눅이 들었고 변명은 더 길게 이어졌다. 결국 상무는 "내가 자리만 비우면 되는 일이 없어. 알았으니 나가봐요!"라고 신경질조로 내뱉었다.

김명혜씨의 경우 상무의 출장기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분명히 말했어야 했다. 그러면 그 기간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지 못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김명혜 씨의 경우는 고의성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 그 상황을 상무에게 확실히 인지시켰어야 했다. 그녀가 상무에게 푸대접을 받았던 것은 그 모든 상황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 양 변명조로 길게 말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녀가 출장에서 돌아온 상무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면 상황은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상무님께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좀 있었습니다. 담당인 진선미 씨는 아이가 수술을 했고 디자인 담당 박영아씨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지시하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랬다면 어땠을까? 상무는 자신의 지시사항이 수행되지 않아 순간 기분이 상할 수도 있지만 그녀를 추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상사에게 전혀 다른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말은 필요할 때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상사가 남자일 경우 여직원이 "죄송합니다"라는 말 대신 길게 상황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그것을 변명으로 받아들인다.

실수를 했다면 길게 변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직장에서는 자신의 잘못으로 실수했을 때도 변명하지 말고 간단하게 한 마디로 사과하고 끝내라.

만약 실수의 원인이 자신이 아닌 컴퓨터, 인력부족, 노후장비 등이라면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말하지 말고 문제의 원인을 분명히 그리고 간략하게 밝혀야 한다.

글: 이정숙

제공: 더난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