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마인드가 세일즈 마인드

최근 기획부서에서 영업담당 부서로 발령을 받은 김판매 사원과 내수 영업담당 이달인 과장은 고등학교 선후배 관계로, 다음은 영업실적 부진으로 고민하고 있는 김판매 사원과 이달인 과장의 대화 장면이다.

이달인 : 김판매씨, 요즘 어때? 기획부서 일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지?

김판매 : (한숨을 쉬며) 과장님, 저 요즘 죽을 맛입니다.

이달인 : 아니 왜? 무지 열심히 일하는 것 같던데...

김판매 : 저 아무래도 그만 둬야 될 거 같아요. 영업은 제 적성이 아닌가 봐요

이달인 : 그래? 영업이야말로 직장 생활에서의 최고의 보직인 것 같은데..

김판매 : 아휴, 아니에요. 저도 나름대로 노력한답시고 영업부서로 발령 받고부터 지금까지 두 달이 넘는 기간을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실적이 말이 아니네요.

이달인 : 실적이 어때서?

김판매 : 전임자가 추진하던 두 건의 프로젝트 모두 경쟁사에게 넘어갔고요.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도 전부 성사도리 것 같지 않아요.

이달인 : 왜 영업에서 실패했는지 원인은 분석해 봤나?

김판매 : 네, 물론이죠. 제가 실패한 두 건의 프로젝트 모두 가격이 문제였던 것 같아요. 회사 방침 때문에 가격을 인하해 줄 수가 없었거든요. 가격만 인하해 줄 수 있었다면 프로젝트 수주는 문제 없었을 거예요.

이달인 : 그러니까 회사의 가격유지 정책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그말이군.

김판매 : 네, 고객과 만나서 뭐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오직 가격만 문제라고 하니 달리 방법이 없더군요.

이달인 : 부장님께 그 문제에 대해 말해 봤나?

김판매 : 물론이죠. 회사에 돌아와서 부장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회사 정책상 가격 인하는 절대 안된다는 일언지하의 거절 뿐이었어요.

이달인 : 같은 부서에 있는 다른 영업담당자들은 어떤가?

김판매 : (망설이며) 그게 말이죠. 제가 제일 부진한 것 같아요.

이달인 : 다른 영업담당자들은 부장님이 가격을 깎아줘도 된다고 하셨나?

김판매 : 물론 아니지요.

위 사례를 통해서 김판매 씨가 생각하는 영업실패의 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김판매 씨는 가격면에서 고객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영업협상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의견의 차이가 너무 커 상대방에게 양보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면 협상은 타결되기 보다 결렬되기가 쉬우므로, 김판매씨의 분석은 표면상으로는 적절한 것처럼 보인다.

가격면에서만 본다면 쌍방의 의견 차이가 커서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업활동 중 상대방과 협상을 해야 할 때, 협상이 가능한 분야는 가격 외에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낮추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굳이 협상의 기술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협상이란 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 가면 더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음에도 백화점이 아니면 물건을 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는 가격 이외에 다른 것들이 구매자의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시 말해 가격 외에도 협상이 가능한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영업은 협상의 또 다른 분야이다. 그러므로 영업자는 선천적인 능력 뿐 아니라 교육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다양한 협상의 기술들을 이해하고 접목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프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출처 : 경영자는 이렇게 협상하라 (김병국 저, 한국능률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