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 사람과 착한 사람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흔히 좋은 사람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사람과 착한 사람은 분명히 다르다. 달라도 아주 크게 다르다. 좋은 사람은 상식이 바르며 도리가 분명하여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생활하는 사람이다. 다른 말로 하면 양심적인 사람이다. 반면에 착한 사람이란 항상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 욕구를 접고 자신의 잘잘못에 상관없이 손해보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순응하며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언제나 좋은 것이 좋다면서 체념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좋은 사람에 대해서는 경우를 따져보고 크든 적든 눈치를 살펴야 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배려한다. 반대로 착한 사람에 대해서는 무심결에 아무렇게나 해도 무방한 사람이라 간주하고 무시하며 제멋대로 대하고 서슴없이 착취한다. 그래도 착한 사람은 착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다. 이것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착한 사람을 더욱 더 제멋대로 대하고 심지어는 일부로 착한 사람을 골탕먹이며 괴롭히는 것을 즐기기까지 한다. 이러한 행동이 교실이나 조직에서 다수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바로 「왕따」이며,「이지메」이다.

협상과 관련시켜 보면 착한 사람은 대인협상이든 경제협상이든 협상을 해서는 안될 사람이다. 항상 손해만 보고 지기 때문에 본인에게는 물론 가족, 주변 사람들, 속해있는 조직에 해만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착한 사람들은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자기 비하에 빠지고 그들 중 몇몇은 패배감에서 헤어나지 못해 비정상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심각하게 자신을 되돌아 살펴봐야 한다. 필자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한 사람이 되라는 교육을 받아왔고 지금도 주변에서 착한 사람이 될 것을 강요받고 있다. 과연 그래야 할까? 글로벌 시대, 지구촌 시대, 무한 경쟁시대에 착한 사람이 되고 착한 사람으로 남아 있어야 할까? 생각해보고 또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당치도 않은 궤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은 가족협상이나 예수나 부처 같은 종교에서만 가능할 뿐이다.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될 때이다. 특히 대인협상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고 조작을 해서라도 좋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해야한다. 여기에서 좋은 사람이란 상식이 바르고 도리가 분명하여 양심적인 사람이란 인상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좋은 사람은 사실은 받아들이고 거짓은 거부하며, 바르고 모두를 위한 일에는 참여하고 그르고 특정인만을 위한 일에는 저항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이나 말에는 양심적이어야 한다. 특히 좋은 사람은 게임이나 토론, 논쟁에서 강자이든 약자이든, 유리한 입장에 있든 불리한 입장에 있든 개의치 말고 룰에 입각하여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 전력투구를 해야한다. 승리했을 때는 떳떳하게 자긍심을 가져야 하고 패배했을 때는 인정하고 다음의 승리를 위해 반성하고 곧바로 이기는 준비를 해야한다. 아울러 개인 생활(사생활)에서는 치밀하게 계산해본 후에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라면 다소 손해를 보는 것도 감수해야한다.(이것은 경제협상에서는 전략에 의한 것이 아니면 절대로 해서는 안됨) 실제로 이러한 허술함을 보여야 사람들은 배려할 줄 아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절대로 잊지 말라. 좋은 사람이란 평판이 대단히 유익한 경제협상과 경제협상 파트너를 맞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제협상은 손해보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이해관계를 다투는 것으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협상이다. 개인이 자신의 사업에서, 조직인이 조직을 대표해서, 공직에 있는 사람이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 국내외적으로 벌리는 협상으로 말 그대로 프로 협상가들이 나서서 반드시 승리하여 목적을 달성하고 이익을 챙겨야 하는 치열한 협상이다. 지면 개인은 사업에서 망하고, 조직은 경쟁에서 탈락하여 퇴출당하게 만들 수도 있고 조직원 전체의 이익과 복지, 안녕을 해치거나. 갉아먹는다. 나아가서 국가와 국민에 대해서는 매국행위가 된다. 따라서 경제협상은 반드시 프로 협상가가 나서서 이겨야 하는 협상이다. 여기에 경제협상의 중요성과 각 분야별로 프로 협상가가 시급히 양성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개인의 사생활(private life)에서는 대인협상의 경우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협상에서는 절대로 안 된다. 입장중심의 협상인가, 원칙입각의 협상인가 금번 협상의 성격을 분명히 알고 협상의 성격에 맞게 충실하게 싸워 이겨야 한다. 고도의 전술적인 고려와 한치의 틈도 없는 주고받음(give and take)만 있을 뿐이다. 좋은 파트너가 될 것처럼 보여 관계를 맺었다하더라도 기대이익이 예상에 못 미치면 가차없이 파트너 변경(배신 또는 배반이라 한다.)을 해야 한다. 반대의 경우도 각오해야 한다. 여기서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한다. 매번 협상에 나설 때마다, 이번 협상이 대인협상인가, 경제협상인가, 경제협상이라면 입장중심의 협상인가 아니면 원칙입각의 협상인가, 상대방으로부터 예상했던 기대이익은 제대로 얻고 있는가 여부를 명확하게 결론짓고 협상의 성격에 맞추어서 치열하고 충실하게 협상하라. 특히 경제협상은 99%이상 지금 주고받는 거래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주고 나중에 받는 투자 성격을 띄는 경제협상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프로 협상가는 경제협상에서 치열한 경쟁적인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대인협상은 물론 경제협상에서도 다 같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참으로 어리석다.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다. 엄연히 성격이 다른 협상이기 때문이다. 대인협상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경제협상에서는 마땅히 지독한 프로 협상가가 되야 한다. 양쪽에서 자기의 모습을 뚜렷하게 구분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만 공과 사가 분명한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좋은 파트너로 인정받는다. 어떤 면에서는 대인협상에서 좋은 사람이란 인상과 평판이 매력있고 유익한 경제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자신과 기업 이미지를 좋게 가져가려는 의도에서 대인협상에서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것을 하는 것을 보게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러한 시도를 할 때도 하나의 시도에서 동시에 대인협상과 경제협상을 함께 벌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대인협상은 대인협상대로, 경제협상은 경제협상대로 각각 협상성격에 맞춰 따로 한다는 사실이다.( 예 : 대인협상 - 삼성의 5000억 장학재단 설립, 매년 빌게이츠의 거액의 기부금 쾌척 등. 경제협상 - 삼성이나 빌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는 냉혹하게 비즈니스를 전개함)

대인협상에서 좋은 사람은 경제협상에서 결과가 나쁘면 더 이상 좋은 사람이 아니다. 반대로 경제협상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파트너로 인정받으면 대인협상에서는 당연히 좋은 사람이 된다. 아마도 한 사람이 일생동안 경제협상에서 여하한 경우라도 좋은 사람으로 관계를 가져가도 좋을 사람은 10명도 채 안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가져간다 하더라도 상대방 그러리란 보장도 없다. 이렇게 본다면 2 - 3 사람만 되도 만족하고 행복할 것이다. 절대로 경제협상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지 말라.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 한 부모를 둔 형제간에도 경제협상에서 결과가 나쁘면 멀어지고 원수처럼 되지 않은가.

한 마디로 결론지어 말한다면 프로 협상가는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을 딛고 넘어가면서 승리의 휘파람을 부는 사람이다.

출처 : 협상전략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