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든챔피언 ⑩ 네오티스 ◆

국내 중소기업 경쟁력을 논할 때 항상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기초기술에 약하다는 것. 특히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정밀부품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일본 독일 등 정밀부품 선진국에서 관련 부품을 가져다 쓴다.

네오티스는 국내에선 보기 드문 기업이다. 일본 독일이 독주하고 있는 정밀 절삭가공 분야에서 국내 순수 기술로 세계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티스 주력 제품은 PCB를 원하는 모양대로 깔끔하게 자르는 라우터비트와 기판에 회로선을 위한 구멍을 뚫는 드릴비트. 이 중 라우터비트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다. 이 라우트비트는 2002년부터 정부가 인증한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돼 있다. 현재 시점에서 1위는 대만 업체인 TCT로 글로벌 점유율 18%를 기록하고 있고, 네오티스는 점유율 15%를 보이고 있다.

네오티스가 만드는 라우터는 지름 3ｍ짜리 원기둥 모양 텅스텐 카바이드+코발트 재료를 35~50도 기울기로 홈을 파내고 깎아 만든다. 이때 네오티스 경쟁력이 발휘되는데 그것은 바로 1000분의 1㎜ 단위로 오차를 관리하는 것. 그만큼 정밀도를 자랑한다. 특히 이 기술은 순수하게 자체 개발한 것이다.

권은영 네오티스 사장은 "정밀 가공기계를 거의 전부 자체 제작해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회사가 라우터비트 분야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삼성전기에서 납품을 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으면서부터. 당시 회사가 내놓은 제품은 수입 제품에 비해 단가는 낮으면서 정밀도는 훨씬 높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매출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구도는 3강 구도다. 대만 업체가 1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일본 업체를 누른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는 곧 네오티스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쉽지는 않다. 회사 제품이 사용되는 PCB 품목은 반도체와 연관이 있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야지만 회사 매출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매출(62억2000만원)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고 영업이익(10억5500만원)이 133.41% 늘어난 것도 모두 최근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PCB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올해 실적(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7억원)도 목표액은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실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수익성 개선은 회사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초기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 영업이익률은 28%대였지만 지난해에는 12%로 추락했다. 올해도 13%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라우터 시장 자체 성장이 그리 폭발적이지 않은 데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는 국내외를 합쳐 200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 사장은 요즘 향후 신사업을 놓고 고민 중이다. 라우터가 글로벌 수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마냥 여기에만 기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드릴비트와 샤프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시장 규모는 드릴비트와 샤프트 쪽이 훨씬 크다. 드릴비트만 보더라도 국내는 최대 700억원, 국외는 7억달러 정도로 회사는 파악하고 있다.

권 사장은 "드릴 쪽은 경쟁이 더 치열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경쟁 업체 생산능력이 우리에 비해 20배 정도 더 뛰어나다"며 "이제 앞으로 더 치열한 싸움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 드릴비트에서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는 게 단기 목표다. 권 사장은 이를 위해 월 100만개 정도인 매출을 150만개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일단 내년 매출 목표는 올해보다 20% 늘려 잡고 있다. 회사가 기술력에 비해 덩치가 다소 작은 것이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회사는 다소 공격적으로 시장에 나설 생각이다. 재무구조는 탄탄하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8.76%에 불과하고 현재 현금 보유액은 200억원 정도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또 1차 시설투자가 끝나 특별히 목돈이 들어갈 일이 없는 것도 현재로서는 괜찮은 투자포인트다.

권 사장은 "올해 2분기부터 흑자가 나고 있고 감가상각 등을 포함하면 매달 5억원 정도 현금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산 = 문수인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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